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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강소감

제목

*나를 놓친 섦의 인생~* <나의 시>

작성자
관리자(김종선 )
작성일
2022.03.13
첨부파일0
추천수
3
조회수
238
내용

*나를 놓친 섦의 인생~*

                     ~ 용덕 김 종선

 

삶의 길에는 지도가 없다.

삶의 지도를 그리며 살아간다.

삶!

지금까지 삶이 아닌 어둔한

섦을 하며 살아왔다.

 

바람은 바다 위를 날지만

소리가 없다.

갈매기는 바다 위를 날지만

쉴 자리가 없다.

사람은 지문은 다르지만

'하나'하면 '둘'하고 대답한다.

 

삶의 길 위에

욕망과 고통

아쉬움과 부족함

흙 밟고, 하늘의 둥근달을

몇 번 보았을까?

 

분주하게 살아도 한 평생

웃으며 살아도 한 평생

악착 보살 되지 말자고

희로애락 악보를 그리며 살다보니

몸과 말,

마음으로 선행하며 살고 싶었지만

평생 주어진 삶의 쉼표가

평정심을 잃어

안온을 얻지 못했다.

 

방향 없어 방향 찾고

방법 없어 방법 찾고

우왕 좌왕 넘어 지고

깨어 지고 자빠 지고

섦의 인생 쓰러 진다.

 

누가 갈라놓은 콧구멍을 막는다.

누가 찢어진 심장에 소독약 묻힌 솜뭉치로 닦는다.

누가 내 희망에 주삿바늘을 꽂는다.

누가 내 슬픔에 링거 줄을 꽂는다.

누가 바퀴달린 내 침대 밀며 달린다.

누가 시트 깔린 수술대 위에 흉터 같은 미소를 던진다.

그리고

손가락 두개 세워 흔들고 나간다.

 

살아 온 삶의 지팡이

더듬더듬 눈을 떠 보래지만

머리에는 땀,

가슴에는 통증,

귀에는 '띠~이'

천둥소리,

눈가에 이슬방울이

점점 커진다.

 

천상에서 어머니가 묻는다.

"별일 없제~"

"날씨는 어떻노~"

"아픈데 없제~"

 

몸보다 더 아픈

찢어진 심장을 꿰매야 한다.

고통을 돌려 줄

마취제는 없다.

 

내 맘 내가 바느질한다.

외면의 슬픔에 한 바늘

두려움과 고통에 한 바늘

바보 같은 삶에 한 바늘

넘어지면 일어나는 한 바늘

희망의 실로

찢어진 심장에 수를 놓는다.

 

시간의 잔고에는 젊고 늙음이 없다.

혓바닥 위에

수레바퀴 문양 만들며

칠십년을 살아온 인생.

 

구름은 잡을 수 없기에 더 소중하고

꽃은 피면 시들기에 더 아름답다.

종종 정체성 없는 삶의

지도를 그려가는 인생

만남과 이별이 있기에 더 귀하다

 

지금껏 살아온

손바닥 열네 마디

엄지의 엄하신 부모님 사랑 두 마디

검지의 검정 없는 형제들 세 마디

중지의 중심 잡는 나에게 세 마디

약지의 약 같은 애사랑 부인 세 마디

소지의 소중하고 행복의 자식 세 마디

이렇게 열 네 마디

꼬몰락 꼬몰락 구부렸다 폈다

시계에 태엽 감듯

고마움을 감는다.

 

                            ~뇌출혈로 퇴원을 앞두고

 

[참고]

*삶=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이르는 사는 일

*섦=설다+ㅁ(형용사) =익지 않고 서먹하고 어색하다

*악착보살(운문사 비로전에 있읍)

    =극락으로 떠나는 반야용선에 가족과 인사하느라 뱃시간에 늦어 배에서 던져준 밧줄을 잡고 극락가는 보살

*안온= 조용하고 편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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