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ENU

수강소감

제목

*최종 면접 후 꽈베기 타임(time)!

작성자
김 * 희
작성일
2022.03.27
첨부파일0
추천수
3
조회수
219
내용

자기소개해보세요

여자 면접관이 구두에서 눈까지 훑는다.

반말과 존댓말이 섞인 목소리는 까칠하다

정신이 몽롱하고 심장이 울리고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만드는 건 공간이 아니라 사람이다

면접을 본다. 잘 봐야한다 꼭 합격을 해야 한다

허공을 헤매던 시선이 면접관을 향하자.

면접관은 머리를 쓸어내리고 책상위에 서류로 시선을 돌린다.

 

눈에 칼이 돋아난다.

면접관은 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잠시 침묵과 함께 비웃고 있다.

주위에서 공무원 비슷한 대우를 받는 곳이다.

나이, 학력, 외모에 신경 쓰지 말고,

자기소개서만 진솔하게 쓰면 합격한다고 했다.

밤, 낮, 과거, 현재, 미래를 머리 짜고 또 짜서 신경 썼건만,

면접관도 초라한 내 이력이 우습고 감동 없는 자기소개가 지루한모양이다

어쩌면 한 줄도 읽지 않는 것 같다.

고작 하는 말이 “할 수 있겠어요.”

면접관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보잘 것 없는 나를 조롱하는 듯하다

참았던 숨이 쏟아진다.

손톱으로 손바닥을 긁는다.

질 수 없다 포기하면 안 된다.

비정규직 10년 여기서 나가면 갈 곳이 없다.

 

목적지 없는 길을 헤매다

별들이 어깨를 두드리면 또 주저앉아 울지도 모른다.

나는 전사다.

전의를 불태운다.

싸워야 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다리를 모우고 고쳐 앉는다. 의자가 삐걱 운다.

휴대폰이 스스로 깨어나 허벅지를 두드린다.

사람 쳐다보지도 않고 ‘수고 했습니다.’

대답 없는 질문만 듣고 일어선다.

간장에 소금물에 식초에 고춧가루 팍팍 넣어 마시고 싶다.


나는 왜 나의소개서에 욕 잘하고 도움을 받아도

고맙다 말 못하는 못된 여자라고 쓰지 앉았나?

지지리 사는 게 외롭고, 밉고, 슬퍼서

아팠던 기억밖에 없다

나를 소개하긴 싫다. 

3
0

게시물수정

게시물 수정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댓글삭제게시물삭제

게시물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