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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집가는 딸에게 읽어 준 편지글

작성자
김종선
작성일
2010.06.1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2219
내용
사랑하는 딸 00이 에게

32년이란 세월을 뒤로 한 체
이제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왔구나.
네가 떠난 빈 방을 볼 때마다
너의 빈자리의 여운이 내 마음속에 크게 다가오겠지.
이 세상에 태어나서 빛을 보는 순간부터 오늘까지
너의 삶의 한 순간도
엄마 아빠의 기억 속에서 지워질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단다.

오늘에 이 자리에서 생각하니
내 자식이라 하는 소리가 아니라
너는 어릴 때부터 참 예쁘고 똑똑 했다고 생각이 되는구나!
“김 서방, 대문 앞에 오동나무 심지 말게, 누가 와서 목을 맬라 ”
외할머니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이 나는구나!
오늘따라 너가 더욱 더 아름다워 보이는 구나!

인생에 있어서 결혼이란
가장 뜻 깊고 성스러운 통과의례로 생각한다.
만겁의 인연으로 부모를 만나고, 팔천겁의 인연으로 배우자를 만난다고 했다.
이 소중한 인연을 깊은 사랑과 이해로, 서로 보듬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리라 엄마 아빠는 믿는다.

사랑하는 나의 딸아!
나는 너에게서 언뜻언뜻 사랑의 깊이를 엿보았단다.
엄마가 몹시 아팠을 때 너가 제일 큰소리로 울었고, 어쩔 줄 몰라 하는 너의 모습에서, 이별에 대한 아픔, 엄마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에서 내 딸임을 아버지는 감사히 여겼단다. 그런 사랑으로 훌륭한 시부모님들을 극진히 모시고, 늘 건강을 염려하고 외로움을 함께하여 드려라.

사랑하는 나의 사위 0 00군!
인자하고 소박하신 부모님 아래서 곱게 잘 자란 자네의 모습에 한층 마음이 끌리었다네.
비롯 객지생활을 오래 했지만 늘 평상심을 잃지 않는 절제된 심성과 어떤 일에 몰두하면 전력투구 하는 모습에서 외유내강한 자네의 모습을 느꼈다네.
결혼하여 독립된 생활을 하더라도 부모님의 안위를 늘 염려하며 더욱 부모님을 잘 섬기는 효성이 지극한 그런 모습을 보여 주게.

사랑스러운 나의 사위 00아! 나의 딸 00아!
이제 너희 둘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으로 남은 생을 더불어 살아가는
인생의 반려자가 되었단다.
이 자리를 빌려 아버지가 너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부부가 되어 인생을 함께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는 긴 여정의 행로란다.
너희 둘은 지성인이니 서로 자존심을 내세우지 말고,
서로 섬기면서, 서로 대우하며 살아라.
그리고 무엇을 위해 살기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란다.
평상심을 잃지 말고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그럭저럭 살아가거라
기본적인 경제 활동의 바탕위에
마음의 여유를 갖은, 한가한 시간을 누릴 줄 알며, 먹고사는 문제에 지나치게 아등바등 거리지 말고, 있을 때는 있는 대로, 없을 때는 없는 대로, 그렇게 그럭저럭 사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란다.

육체적인 건강도 중요한 것이니 몸 잘 관리하거나!
아프지 않으려고 해도 아픔은 늘 존재한단다. 일부러 아프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지 않겠니? 규칙적인 식생활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꼭 상기하거나..

사랑하는 나의 딸을 보내면서
너의 어머니께서도 그러하셨듯이 한 지아비의 아내요
앞으로 태어날 자녀의 어머니로서
너의 어머니께서 걸어온 여자의 일생을 걸어가겠지.
나의 딸도 어머니처럼 굳굳이 잘 살아가리라 믿는다.

엄마 아빠는 항상 너희들 곁에서
두 사람의 삶을 지켜보며 격려하고 응원해 줄께.

2010년 6월 13일
너희들의 맺음을 누구보다도 가장 기뻐하는 엄마 아빠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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